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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간송미술관 레이드 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오전에 수묵화 수업을 하는데 쌤이 갑자기 수업마치고 간송미술관 같이 갈사람을 모집하셔서
오후의 비정 수업을 쨀 각오를 하고(ㅋㅋㅋㅋㅋ) 따라갔다.

솔직히 간송미술관...오픈시즌이 꼭 학생들 제일 바쁠 타임이라서
사실 오늘 안가면 영영 갈일이 없을까봐 ㅇ<-< 염치불구 신세를 지고;;;
뭐 또 비교정치론 한 시간쯤이야;; 희생하기로 했다;;;;



하여튼

이게 진짜 운미 레이드였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이드 대성공임!!



아무 준비없이 덜렁 따라간거라 뭐 사진도 없고 뭣도 없는데
간송미술관은 솔직히 음
규장각 전시실 식으로 확 뜯어고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ㅋㅋㅋ 규모도 작고 후졌음.

1층이랑 2층의 작은 방 하나씩이 전시실인데
1층에는 뭐 딴건 됐고 운미 후기 그림 묵란/묵죽 1점씩이랑
그 밑에 깔려있는 83년쯤의 능행반차도 초본이 레알 진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그 83년에 한때 별기군 책임자였었던 운미는 시카고 어디쯤에서 놀고있었겠으나 ㅋㅋㅋㅋ 그냥 고종이 헌릉(;)간 그림이라니 그 자체만으로 모에하지 않은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내 옆을 지나간 고등학생들이 운미 그림 앞에서 '민영익? 민영익?? 어디서 들어봤는데...' 하길래 미묘하게 낄낄거리고 있던 아르는 돌아보며 '제중원에 나온 사람이잖아요 ㅋㅋㅋㅋㅋ'라고 답변.
근데 정말 미눈미 그정도 존재감밖에 안돼? ㅠㅠㅠㅠㅠ 그냥 제중원에 나온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름 그곳 전시물들 중에 제일 절절한 그림을 그렸건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제중원 민영익은 좀... 실제랑 다르게 너무 대인배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도 역사왜곡!)



그리고 2층에 올라가서는 그보다 좀 작은 사이즈의 운미 초기작들이 있었는데
쌤이 그중에서 재밌는거 하나 발견하셨음 ㅋㅋㅋㅋㅋㅋㅋ

그... 나중에 도록을 빌려서라도 그부분 사진 찍어 올리든지 해야겠는뎈ㅋㅋㅋㅋㅋㅋㅋ
운미가 이건 뭐 그림을 그려놓고 보니 마음에 안들었는지
선 하나를 다 그려놓은 다음에 덧그려서 길게 뺀 게 있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는 이러면 안됩니다)

뭐야 이자식 귀엽잖아 미ㅓㄴ이ㅏㅓ히ㅣ;;;;;;; ㅇ<-<


간송은 2주간이라는 단기전시라서 평일낮이어도 사람이 꽤 있었고 그런 탓에 아르는 마음껏 운미빠순질을 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훌륭한 레이드 성공이었다 ㅇ<-<

사;;사실 사람이 없었다면 유리벽을 좀 더 많이 긁고 왔을 것 같지만;;;;;;;;;;;;;;;;;;;




그리고 간송미술관의 걱정스러운 보존상태로 인해
나의 목표는 세계정복 후 간송미술관을 (규;;규장각삘로;;)리모델링을 하든지
아니면 거기 있는 운미 그림을 다 사서 내가 미술관 차리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는 것이 추가되었다
(아 근데 그 규장각 진짜... 사료들 살기에 좋게 만들어놓은 건 인정하는데 지하를 그렇게 만들었으면 최소한 지상은 사람 살기에도 좋게 만들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정말 여름 겨울 지내기 힘들다ㅠㅠ)


한편으론 80몇년인가 아직 내가 미취학아동이었을 것 같은 시절에 한때 미눈미 특별전도 있었다고 하는데...아련한 이야기다.
그래서 2014년쯤에 아직 세계가 망하지 않고 있으면 간송미술관이 운미 100주기 기념해서 미눈미 특별전 한번쯤 다시 해주면 좋겠긴 하다. 5월 전시에! (운미는 양력으로 6월 8일에 죽었잖아요.)




아 그리고 또 ㅋㅋㅋㅋㅋ
뭐 운미 그림 글씨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보통 그 건란이 시원스레 뻗는 것이나 글씨의 미친필압(ㅋ) 같은 걸로 봐서 운미가 매우 '강직'한;;; '충신'이라거나;;;; 하는 얘기가 정설인 것으로 하고 있는데, 사실 미눈미 실제로 옆에 있었으면 되게 시끄럽고 짜증나는 타입이었을거라고 내가 운미 뇌구조 분석한 얘기를 했더니 쌤이 매우 흥미로워 하셨다.
그 짜증을 100% 발산한 윤치호를 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술사 하는 사람들이 정치사의 책은 안 본다는 증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운미의 깊은 속에야 나라를 안타까워하는 마음과 옳은 것을 사랑하는 마음과 누구못잖게 번뜩이는 재치와 상황판단이 있었지만

어쨌거나 이놈은 왕실 자금 들고 날라서 고종이랑 소송한 인간이고
왕이 용포팔아서라도 유학생들 자금 대야 한다는 드립친 인간이고
나라가 망해가는데 안중근 안만나겠다고 히키코모리짓한 인간이고
자기를 거두어준 두 사람을 차례로 배신한 인간이고
(그리고 자기가 천거한 인간들도 거의 자기를 배신했고) (<-황현의 병신미눈미 드립;;)
깐죽거리다가 친구들한테서 칼침 맞아서 3일 자고 깨어나보니 상황종료였던 인간이고
세도정치와 쩔은 부패 속에 있으면서도 자기는 예외일 거라고 생각했던 인간이고
그러면서도 자기가 또 그런 것을 다 짊어지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인간이고

정말 잉여지만 다만 잉여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매력적인
결함투성이의 인간일 뿐인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