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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여주에서 민영익 레이드 한 이야기


뭐 보통은 여주 간다고 하면 도도씨(...세;;세종) 능이나 그런데 가는 줄 알겠지만
아무래도 내게는 미눈미나 홍금석 묘소가 있는 동네일 따름이라 ㅇ<-<
암튼 여주를 쳐들어가기로 했다.

(다만 홍금석 묘는 운미네랑 방향이 완전 달라서 다음에 뭐 영릉이라도 가거나 하면 같이 가보기로 하고 이번에는 그냥 남여주 쪽으로만 길을 잡았다.)



그러니까 운미 묻혔다는 데가 여기인데
그쪽 집안(민태호 말고 민승호) 선조라는 민진후(인현왕후의 오빠라는 척족) 묘역에 있다.

.....근데 잠깐만 이 후손님들아 관리는 제대로 하고는 있는 겅미까
운미 기일에는 벌초를 하긴 한겁니까 겨우 한달전이라고요(...)?

뭐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아무튼 보다시피 국화꽃을 놓고 오긴 왔는데 자주 관리 안 하는 거면 공연히 쓰레기 무단 투기 격이나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비석 전면에 '보국숭록대부 이조판서(?!) 여흥민공 영익지묘'............라는 글씨가 있지만 가려서 안보이네여
설마 저 비석을 정면에서 가리고 있는 잡초를 일부러 심었다고는 아니하실테지!!!

봉분은 그나마 관리를 했는가도 싶은데, 그 나머지 지역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데 애로사항이 꽃필 정도로 풀이 무성해서 아무튼 찾아가는데 답이 안나오더라. 이건 뭐 저기에 있는 걸 알아도 들어가는 길이 없으니..........


아무튼 후면에는 간단한 가계와 그 밑에 줄줄이 역임한 관직들이 나오는데, 기일이 지난번에 족보에 봤을 때는 윤달인지 그냥 5월인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비석에 보니까 윤 5월 15일 (양력 7월 8일)이다.

관력을 볼작시면
한림 대교 검상사인 전랑 응교 부제학 이조참의 대사성 겸보덕(...그나이에 누굴 가르쳐 가르치긴) 도승지 지보국숭록대부(척족이니깐요 ㄱ-) 행판돈녕부사겸이조판서 독판내무부사(85-94년까지 존속했던 이조판서랑 같거나 좀 높은듯한 관직. 근데 85-94년이면 운미 행적 추적하는데는 도움이 안된다...) 판의금부사 지경연 홍문관제학 예문관제학 지춘추관성균관훈련원사 원임규장각제학 시강원좌빈객

.............이라는데
........................일단 이조참의가 됐던건 열아홉살때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 후의 관력이 참;;
이님 대체 뭐하는 님인지-_-;

문제는 내무부 독판을 빼고는 전부 조선 전통의 관직명들이라, 예컨대 군무사당상(82년)이라든가 친군우영사(84년)라든가 하는 개화(?) 관직들과의 선후관계를 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망명 후에 유럽6개국 전권공사라든가 의정부 찬정 같은 관직을 (비록 이름뿐이지만) 지냈던 것도 쓰여있지 않다.

뭐 아무래도 개화기 관직이라는게 개화관청이 허구헌날 이름이 바뀌고 그모양이다보니 다 기존 관직들과 겸직이겠지만, 생각해보면 운미가 '이조판서' 같은 걸로 비석에 남아있다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


여기까지 오다가 심심해서 뉴뉸에게 여주 왔다고 문자를 보냈었더니 막 웃으면서 운미한테 안부나 전해달라고 하길래,
내몫과 뉴뉴몫의 안부를 묵념으로 전하고 돌아서 나왔다.


저기까지 가는 길은 여주시내에서 51번 버스가 거의 유일한데, 돌아 나오는 길에는 운 좋게 버스 시간을 만나서 타고 왔지만 원래 배차간격이 어느 정도 되는지는 모르겠다.




남여주쪽에서 여주 시내로 돌아오는 길에 보면 이렇게 생긴 명성황후 상이 있고(얼굴은 추정이라고 안내판에 적혀있다), 거기에서 동쪽으로 1km쯤 들어가면 명성황후 생가가 있다고 해서 가봤다.

(근데 이 안내판을 읽으라는 겁니까 지금? ^^;;; 이것도 관리 안하지요???)


암튼 생가 유적에 가면 이런 안내판이 있고... (그런데 안내문에 고종 생몰년은 어째서 틀려서 고친 흔적이...;;)


집안에 들어가면 이렇게 앉아계신다.
(그러나 상상화 너무 우려먹는 것도 별로 조치안타...)
(뭐 애들이야 시각자료가 있어야 뭘 알아도 알아먹겠지만.)

(아 그리고 저기 들어가는 입구에 한/영/일 3국어로 명성황후 일생에 대한 간략한 소갯말이 나오는 버튼이 있는데, 대개 그 내용은 같았지만 일본어 안내는 왠지 좀 협박스러운 뉘앙스를 풍겼다;; '일본인 낭인들에게 무참히 살해 어쩌구 우리 한국인들은 세계의 중요국가가 되는 것만이 이러한 비극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는 어쩌구')
(국내용 선전에서도 말미에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우리가 열심히 노력해서 부강국가가 되어야 합니다 어린이 여러분~' 따위의 마무리를 넣는 것도 사실 웃기긴 하지만, 적어도 국내용을 그렇게 했으면 대외용에는 좀 다르게 내용을 써야 하는 거 아닌가...)



암튼 이 자리를 기념해서 순종이 태자 시절(광무 8년, 05년)에 썼다는 어필 비석.
100년밖에 안 된 거 치곤 좀 낡았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나와서 보면 이렇게 생긴 비석들이 서로 마주보고 서 있는 길 끝에 박물관처럼 꾸며져 있는 건물이 있어서, 뭐 뻔하지만 들어가봤다.



사실 거기 촬영금지였는데...........
이걸 보고 안찍을 수가 없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플래시 끄고 살짝 찍었다 ㅇ<-<
(그리고 문화재 아니고 걍 설명자료니까 괜찮을거야;;)

어휴 저 고균 얼굴 대문짝만하게 나온 거 하며 ㅋㅋㅋㅋㅋ 곤전이 혼이 있어서 이걸 본다면 영 기분나빠 할텐데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보다도 곤전-고균 라인을 처음에 만들었던 명성황후 드라마 제작진들이 먼저 두드려 맞겠지만 ㄱ-)
(암튼 역사적 사실로는 이 두 51년생들은 서로 무진장 아니꼬워하는 사이...)

그리고 그 밑에밑에는 세간에 돌아다니는 보빙사 사진 2장 중에 안 흔한 쪽인데, 보정을 이상하게 해서 운미 얼굴이 하나도 안보여 ㅋㅋㅋㅋㅋ! 물론 저기에 저 사진이 배치된 것은 운미보다도 '개화파 동지들' 즉 홍금석, 서위산, 혹은 뭐 유구당 그런 사람들 보라고 한 거겠지만...
그나저나 보통 그 사진 운미가 미국에서 돌아와서 84년에 찍은 거라는데 그럼 그 뒷줄에 유길준 버젓이 서 있는 건 어쩔건데........? 그때 구당 미국에 있지 않았어?? 암튼 참 시기를 제대로 알기가 어려운 사진이다.


아래 도표에 들어가 있는 사진들은 잘 안보이지만, 그러나 저것만 보고도 누가 누구인지 뻔히 다 알것같은 이 기분.....;;;
(왼쪽부터 순서대로 고균 춘고 PJ 위산 금석. 근데 저땐 10대소년 피제이군 완전 듣보였는데 순서가 왜저리 앞이야)
(뭐 잘쳐줘봐야 서위산네 친척조카; 정도였는데...)
(비운의 홍금석은 또 제일 마지막이고........................OTL)
(하여튼 뭔 일이 있건 일단 살고 볼 일이다 ㄱ-;;)



그리고 또 한 번의 도촬.
대체 갑오개혁을 사진 하나로 대표하는 것이 왜 영효여야만 했는지 모르겠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래도 고균 사진이 한 번 크게 나왔으니 춘고 사진도 한 번 크게 나와야 할 거라고 생각했나보다 ㅋ
(정작 춘고가 내각에 있었던 기간은 별로 길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더군다나 95년 여름에 내각에서 쫓겨나서 급 망명간 혐의가 곤전 암살계획-_-;(사실은 누명이어서 영효는 영문도 모르고 오밤중에 일단 일본 공사관으로 튀고부터 봤지만;;))

(그러니까 암튼 그냥 영효말고 우리 굉총리 사진 올려주세효...........................)
(아관파천때 온몸이 난자당한 우리 불쌍한 굉총리..............갑오개혁으로 안 먹고 살면 뭘로 먹고 살리(조선책략이 있긴 하지만;;))


그리고 저 옆에는 인형극 비슷하게 을미사변 이야기 해 주는 장치가 있었는데,
와 나 그거 완전 마음에 안들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뭐.. 우리나라 사람이 하면 다 착한거고 일본사람이 하면 다 나쁜거 이런 삘의 이분법을 너무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그래 그냥 평범한 어린애들은 그냥 일본인이 들어와서 왕비 죽였다는 그 사실 하나에만 순수하게 분노하도록 해 ㅋㅋㅋㅋ 그거 말고는 다 까먹도록 해! 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러고 놀다가 폐관시간 돼서, 다시 버스 타고 시내 들어와서 서울 귀환.
즐겁고 진빠지는 하루였슴미다 ㅋㅋㅋㅋㅋㅋ 뭐 절대 누구 다른 사람 데리고 같이 갈 만한 데는 아니지만;;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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